'그게 나인걸' ... 나를 그대로 지켜봐주기가 조금씩 되어 갑니다.

by 리앤리심리상담센터 posted May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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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원장님.

얼마전 상담받았던 나00입니다.

첫 상담을 받으러가던 날은 마음이 너무 힘들어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 말고는 아무것도 못느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밖의 계절도 느껴지고 편안한 마음도 들만큼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언젠가 감사인사를 꼭 전하고싶었는데 이렇게나마 저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돼서 기뻐요.

상담을 받기 전의 저는 자기부정을 하면서도 그게 자기부정인지 모르고 언제나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미워했었어요.
분명 힘든데 왜 내가 힘든건지 그 원인조차 명확히 알수가 없었고 늘 제 안에는 잔잔한 우울감이 기본 감정으로 깔려있는 듯 했습니다.
그때의 저는 '별 큰일도 없는데 난 왜이렇게 우울한거지? 쳐져있는거지?' 라면서 다시금 저를 문제아 취급하는 악순환의 반복속에 있었어요.
그러다 부모님의 이혼관련 문제가 터지면서 제 안의 불안과 우울 등 모든 안좋은 감정들이 이때다 하며 한번에 몰려왔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도 풀수가 없고, 저 스스로도 감당이 안되던 상황에서 상담을 고민했지만 사실 망설였어요. 이런 정도로 상담을 받아도되나, 싶었거든요.


고민하다가 처음 상담을 받으러 간 센터에서 오히려 마음의 상처만 입고 다시는 안해야지 했었다가 결국 또 마지막이다 생각하며 급하게 회사근처 센터로 상담을 받으러 갔던게 시작이었네요.
부모님의 불화속에서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착한 딸의 모습으로 있어야한다는 압박감 등으로 괴로워하던 저에게 때로는 이기적인 딸이어도 된다고,
항상 자기 자신을 먼저 위해주어야한다고 해주신 말들이 너무나 도움이 됐습니다.
그간 저도 마음속으로는 외면하고싶고, 나만 생각하고싶고 했던 마음들이 있었지만 한번도 그러지 못했거든요.
그런 시간속에서 많이 지쳤었는데 울고있는 본인을 먼저 생각해라, 그래도 된다라고 해주셨던게
강박처럼 남아있던 올바른 딸의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더 잘 챙길 수 있는 건강한 딸로 남을 수 있도록 해준 계기가 되었어요.
지금와서 보면 제가 스스로 건강한 딸이 될 수 있어야 좋은 딸도 될 수 있다는걸 깨닫습니다.

가정속에서 힘들었던 제 모습을 마주하면서, 제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더 좋고 멋진 사람이 되지 못하는 나를 혼내기 바빴던 저였는데

원장님 말씀처럼 '부족해도, 별로여도 그게 나인걸 뭐 어째'하고 조금씩

내버려둘 수 있게 된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일에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모습이 싫어 그런 내 성격을 무작정 버리려고 애썼는데 그냥 가만히 그런 나를 지켜봐주고,
내가 이렇게도 부정하려하는 내 모습이 결국 나임을 받아들이며 인정해주려하니 마음의 오르내림이 줄어들고 전보다 편안해짐을 느껴요.


다섯 번 정도의 상담을 거치면서, 그동안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었을지 모를 이야기들을 들으며 때로는 울고 또 때로는 기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저는 저이기에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을때가 많지만 몇 개월 사이 훨씬 단단해진 것 같아요. 참 힘들었었지만 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또 예상치 못했던 일들로 무너질 수 있겠지만 언제든 도움 받을 수 있는 상담이라는 하나의 길이 생긴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지금의 순간들을 자양분삼아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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